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돌이킬 수 있는
2020.10.03

 

꽤 긴 시간에 걸쳐 드디어 '돌이킬 수 없는'을 다 읽었다. 너무 즐거웠고 벅차올랐던 이야기...😭 후반부는 읽으면서 벅차지 않았던 페이지가 없었고 윤서리가 '무사해서 다행이다'라고 했을 땐 소를 질렀다 너무 좋아서. 자신이 그토록 살리고 싶었던 사람의 마지막 말을, 살아있는 그 사람을 쳐다보며 말하는 그 대목에 숨을 들이켰다 내쉬었다. 그토록 긴 시간을 지나서, 그만큼의 시간 동안 간절히 바라왔던 평화가 이루어지던 바로 그 순간 책의 표지에 선 사람이 떠올랐다. 그 순간의 윤서리는 이런 뒷모습을 하고 있었을 것이다. 가슴을 쭉 펴고, 팔을 양 옆으로 뻗고, 하늘과 마주 선 사람들을 바라보며 후련하고 행복한 얼굴로. 그 얼굴로 하늘을 본 뒤 정여준을 바라봤을 것이다. 정여준이 바라보는 윤서리의 얼굴이 그려졌다. 윤서리는 과거에서 해답을 얻었고 마침내 성공했고 두 집단을 두 집단이 아니게 만들었으며 경선산성의 안정과 비원의 자유를 얻어낸 것이다 마침내. 그들은 결국 같은 트라우마를 가진 채 살아가던 사람들이었으니 말이다. 

 

마지막 장인 '당신이 모르는 이야기'부분까지 너무 좋았다. 그들이 한 번도 가보지 못한 날의 이야기, 처음으로 겪는 일상 속에서 과거에 대척점에 서있던 사람들의 이야기. 대척점으로 보였지만 결국 원점에 서있던 사람들의 이야기. 한 쪽은 처음 마주하는 날을 보내고 있고, 한 쪽은 그들을 지켜보고 있는 상태에서 마주한 두 사람. 두 사람이 나누는 대화도 어딘가 막막하지만 즐거운 포인트들이 있었다(방금도 네가 준 걸로 점심을 해결했다던가, 혈압 높여 줄 말동무가 필요하면 오라던가, 거기다 대고 샌드백이 필요하면 오겠다고 대답한다던가). 이 둘이 대화로 사람들의 평화로운 일상을 예측할 수 있었다. 바깥세상에 나갔는지 그들끼리 뭉쳐사는 건지는 모르겠지만, 아직 후자라면 언젠가 바깥세상에서도 잘 살아갈 거라고 믿지 않을 수 없다. 

 

책을 읽는 내내 사람들에게 주어진 능력은 재난에 대한 보상일지, 아니면 다른 트라우마를 안겨주는 짐덩이 같은 것인지에 대해 생각했다. 이야기의 대부분의 시간동안은 후자였을 거라고 생각한다. 내가 엿볼 수 있는 이야기가 끝나는 시점에 다다러서야 그 능력을 가지고 극복해냈으니까 말이다. 

 

윤서리를 그 긴 시간동안 다시 시도하게 만든 원동력은 무엇일까. 합하면 무려 100년이 되는 시간동안 어떻게 끊임없이 시도할 수 있었던 걸까. 그 과정을 모두 보지는 못했지만, 조금만 보더라도 그 시간동안 윤서리의 의지만큼은 지치지 않았던 걸 알 수 있다. 그건 마침내 찾은 희망을 포기할 수 없었기 때문이고, 간절히 살리고 싶었던 사람때문이기도 하고, 자신의 능력 때문이기도 하고, 가능할 지도 모른다는 가정때문이었다. 윤서리는 능력 덕분에 무한대로 도전할 수 있었지만 현실에서는 그러진 못한다. 그렇지만 분명 될 것이다.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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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리고 넷플릭스는 어서 이 책을 영상화 시켜주길 바람... 

윤서리와 정여준은 같은 그림체를 가진 배우들이 했으면 좋겠다. 청순한 느낌의 얼굴이었으면... 다만 윤서리는 어딘가 모르게 서늘하고 강인한 느낌이 나면 좋겠고, 정여준은 온화한 느낌이 났으면 좋겠다. 그리고 꼭 웃는 게 예뻐야함. 정여준은 그래야만 한다. 시리즈 마지막에 정여준 웃는 얼굴이 화면에 꽉 차면서 끝나야하기 때문에... 사실 좋아하는 배우만 좋아해서 딱 떠오르는 배우는 없다. (근데 생각해보니 윤서리는 지생자의 강.한나 배우님이 생각나기도...! 비슷한 길을 걷는 역할이었어서 그런가)

 

그리고 이찬은 당근 소년스러운 느낌이 나야한다구요... 뭐 이사람들이 몇 살인진 모르겠지만. 책에서 언급이 안 된 건지 내가 기억을 못하는 건지도 모르겠지만. 이찬은 소년스러우면서 좀 더 장난기 있는 느낌이면 좋겠다. 진지할 땐 진지하고 해맑을 땐 해맑은 느낌을 잘 살릴 수 있는 배우...! 그러나 어딘가 고등학생스러운 조금은 거친 말투를 자연스럽게 하고 잘어울리는 배우가 했으면 좋겠어요... 정여준 배우님과 당연 케미가 잘 맞아야 하고 얼굴합도 잘 맞았으면 좋겠다...

서형우랑 최주상은 이만큼까지 생각나진 않는데, 서형우는 조금 사회에 찌든 어른느낌을 잘 살릴 수 있는 사람... 항상 수염도 좀 까실하게 올라왔을 거 같고, 머리도 깔끔할 날 없을 거 같고, 좀 오래되어 보이는 점퍼에 적당히 붇는 바지를 입고있을 거 같고... 주머니 많이 달린... 아저씨 느낌이 나지만 나이는 적당히 있었으면 좋겠다. 하지만 눈빛은 살아있는! 최주상은 서형우랑 비슷한 나잇대인데 분위기는 좀 더 무거울 거 같고, 잘생겼으면 좋겠음. 몸도 좋았으면 좋겠고요... 조직 보스란 원래 그런거임 아무튼 그래

 

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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